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hideout




  옷장 한 구석에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과 군대를 거쳐 쓴 일기가 한 뭉텅이 몰래 숨겨져 있다. 종이에 마지막으로 일기를 쓴 건 대략 십 년 전. 이후에 한 동안 숨겨진 웹에 찌끄렸던 것도 내팽겨친게 대략 삼 년 전. 삶이 엄청나게 바쁘기만 한 것도 아닌데 정말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다. 십 년 전과 거의 변함없이. 페이드인. S군은 다음달 S양과 십이년만에 드디어 결혼한다. 지지난주에는 A군도 결혼했고. 또다른 S군은 이미 딸내미가 두 살이다. 게다가 조건이 좋았던 심지어 나를 좋아한다고했던 그녀도 어제 디데이를 맞은 모양이다. 시간이 모두를 떠나보내고 있다. 나를 스치던 혹은 맴돌던 모두가 떠나가는 것에 의미를 못 느끼고 무뎌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그것도 아닌거 같다. 어느새 나이는 민방위. 그냥 아저씨가 되었다. 그냥 다른 거 없이 아저씨다. 내 인생도 그냥 씨발인가. 이런 생각이 임시저장된다. 페이드아웃. 어떤게 인이고 어떤게 아웃인지 모르겠다. 댐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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